서울대 오종남 교수의 강연은 단순한 ‘노후 준비’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인생 후반전을 어떻게 ‘슬기롭고 의미 있게’ 살아갈 수 있는지를 짚어줍니다. 50대를 지나며 비참해지지 않으려면 당장 시작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오종남 교수는 이를 단호하게 이야기합니다. ‘배움’과 ‘관계’, 그리고 ‘독립’입니다.
1. “늦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라 – 노후 준비의 첫걸음은 '배움'
오종남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더 배워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 세상의 변화가 너무 빠르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 하나 못 다루는 어른은 손자에게 무시당하기도 하죠. 뒤처지지 않기 위해선 계속 배우는 수밖에 없습니다.
- 배움 자체가 기쁨이기 때문입니다. 공자의 논어 첫 구절처럼, "배우고 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라는 말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교수는 이런 개념도 소개합니다.
언런(Unlearn) → 리런(Relearn): 쓸모없어진 지식을 버리고, 다시 배우는 것. 이게 바로 50대 이후에 필요한 학습의 자세입니다.
2. ‘뇌’를 지키는 것이 곧 인생을 지키는 일
교수는 신경 가소성(Neuroplasticity) 이론을 강조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뇌는 죽는 게 아니라, 더 쓸수록 건강해진다는 겁니다. 즉, 치매를 막고 건강한 삶을 살고 싶다면 배워야 합니다.
책을 읽고, 사람들과 토론하고, 새로운 기술을 시도하는 것. 이 모든 것이 뇌를 ‘단련’하는 방법입니다.
3. '소셜 레저'를 통해 노후의 공허함을 없애라
많은 사람이 은퇴 후 ‘뭐 하지?’라는 공허함에 빠집니다. 교수는 여가 활동을 두 가지로 구분합니다.
- 심플 레저: 나에게만 좋은 여가 (예: 등산, 여행)
- 소셜 레저: 나도 좋고, 남도 좋은 여가 (예: 요양원 봉사, 지역 커뮤니티 활동)
양로원에 갈지도 모를 미래를 미리 배우는 것도 ‘지혜로운 준비’입니다.
4. '부부관계'를 회복하지 않으면, 은퇴 후 인생은 쓸쓸하다
교수는 가정 내에서 남편이 ‘아빠’로만 존재하고, 아내가 ‘엄마’로만 존재할 때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합니다. 자녀가 독립한 후, 남는 건 부부뿐입니다. 그런데 관계가 끊겨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 아이에게서 독립하는 연습
- 남편과 아내의 관계를 되살리는 노력
이 두 가지가 필수입니다.
5. ‘꼰대’가 되지 않고, ‘멘토’가 되려면
“청하지 않은 충고를 하는 사람은 꼰대, 청했을 때 조언하는 사람은 멘토.”
나이 들수록 경험을 나누고 싶은 충동이 생깁니다. 그러나 젊은이의 질문을 기다리지 않으면, 그저 ‘꼰대’가 되고 맙니다. 결국 겸손과 인내, 이것이 나이 듦의 품격입니다.
6. 관계의 질이 곧 행복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행복은 인간의 궁극적인 목적입니다. 그리고 행복의 핵심은 ‘관계’입니다.
- 일로 맺은 관계는 일과 함께 끝나지만
- 우정으로 발전시킨 관계는 평생 간다
직장 생활 중에도 일과 무관한 친구를 만들고, 동료와의 관계도 ‘파트너십’에서 ‘프렌드십’으로 승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7. 기대 수준을 낮추고, 균형을 추구하라
50대 이후, 젊을 때처럼 일하거나 기억하는 건 힘듭니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욕심을 줄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동시에, 너무 주저앉지도 말아야죠.
- 여유와 자신감의 균형
- 실용적인 건강 관리
이런 것이 노후의 중심이어야 합니다.
8. “나에게 맞는 삶”이 가장 건강한 삶이다
교수는 강조합니다.
“기성복은 누구에게나 맞지 않는다. 자기 몸에 맞는 옷을 찾아야 한다.”
다른 사람의 성공을 따라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삶에 맞는 방식으로 슬기롭게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9. ‘길게’보다 ‘깊게’ 살아라
윤동주 시인은 27세에 세상을 떠났지만, 지금도 수많은 이에게 영향을 줍니다. 반면 100세를 넘긴 김형석 교수도 여전히 큰 울림을 줍니다.
삶의 길이는 개인마다 다르지만, 깊이는 우리 모두에게 열려 있습니다.
결론 – 지금 당장 해야 할 '하나'
50대 이후 비참하지 않으려면, 지금 당장 ‘이것’을 시작하세요:
배우세요. 그리고 관계를 맺으세요. 독립을 연습하세요.
경제적 독립만이 아니라 정신적·사회적 독립, 이것이 바로 오종남 교수가 말하는 ‘슬기로운 노후 독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