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프랑수아 마르미옹의 저서 『인간은 왜 동물보다 잘났다고 착각할까』
인공지능(AI)의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우리는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다시 정의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장프랑수아 마르미옹의 저서 『인간은 왜 동물보다 잘났다고 착각할까』는 인간 중심적인 사고방식이 얼마나 위험한 착각인지 통찰력 있게 분석하는 책입니다. 인간은 동물과 다르다고 믿어왔지만, 과연 그 차이가 본질적으로 존재하는가? 이 글에서는 인간 우월주의의 문제점과 AI 시대에서 인간과 동물의 위치를 새롭게 조명해봅니다.
1. 인간 우월주의의 기원과 문제점
오랫동안 인간은 스스로를 자연의 지배자로 여기며 동물과 명확한 선을 그어왔습니다. 철학자 데카르트는 인간이 이성을 가진 존재이며, 동물은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기계와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인간 중심적 세계관을 공고히 하며 동물을 열등한 존재로 간주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그러나 현대 과학은 이러한 믿음에 강한 의문을 제기합니다. 동물들도 도구를 사용하고, 언어를 구사하며, 감정을 느낄 수 있음이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코끼리는 가족 구성원이 죽었을 때 슬퍼하고, 까마귀는 도구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개는 인간의 감정을 읽고 공감하는 능력을 보입니다. 이러한 발견들은 인간만이 특별한 존재라는 믿음이 단순한 착각일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러한 인간 우월주의는 윤리적인 문제도 야기합니다. 인간이 동물을 열등하게 바라볼수록, 그들을 착취하는 것이 정당화되기 쉽습니다. 공장식 축산업, 동물 실험, 서식지 파괴 등 인간 중심 사고가 초래한 결과들은 심각한 환경적·도덕적 논란을 불러일으킵니다. 이제는 인간이 자연의 지배자가 아니라 자연의 일부라는 인식을 가져야 할 시점입니다.
2. AI 시대, 인간의 특별함은 어디에 있는가?
최근 인공지능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인간과 동물뿐만 아니라 인간과 기계의 경계도 불분명해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인간만이 수행할 수 있다고 여겨졌던 창작, 논리적 사고, 감정적 교류마저도 AI가 점점 능숙하게 해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GPT-4와 같은 AI 모델은 자연스러운 문장을 생성하고, 예술 작품을 창작하며, 심지어 감정적인 위로까지 제공합니다. 이는 과거 인간이 지닌 고유한 능력이라고 믿었던 요소들이 기계적으로 재현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인간만의 특별한 점은 무엇일까? 과학자들과 철학자들은 이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일부는 인간이 가진 '자기 인식(self-awareness)'과 '죽음에 대한 인식'이 가장 중요한 차이점이라고 주장하며, AI나 동물은 그러한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코끼리, 까마귀, 돌고래 등이 자기 자신을 인식할 수 있으며, 일부 동물들은 죽음을 애도하는 행동을 보인다고 밝혀졌습니다.
이처럼 인간만이 특별하다는 믿음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오히려 인간과 동물, AI 사이의 경계를 재정의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3. 인간과 동물, AI가 공존하는 미래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우리는 이제 인간이 동물보다 우월한 존재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동물과 인간, 그리고 AI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태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① 동물에 대한 태도 변화
인간 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동물을 하등한 존재가 아닌 공존해야 할 생명체로 인식해야 한다. 동물의 지능과 감정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동물권 보호와 윤리적인 소비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② AI에 대한 새로운 정의
AI의 발전은 인간이 특별하다는 믿음을 다시 한번 뒤흔들고 있습니다. AI를 단순히 인간의 도구로 볼 것이 아니라, 하나의 새로운 존재로 인식해야 한다는 논의도 나오고 있습니다다. AI가 감정을 가질 수 있는가, 도덕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가 등의 질문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시점입니다.
③ 인간, 동물, AI의 조화로운 관계 구축
과거 인간이 동물을 지배하는 관계였다면, 이제는 공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AI도 마찬가지로, 인간이 단순한 창조자가 아니라 공존하는 주체로서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간, 동물, AI가 함께 살아가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결론: 인간은 정말 특별한 존재일까?
장프랑수아 마르미옹의 『인간은 왜 동물보다 잘났다고 착각할까』는 인간 우월주의의 허상을 짚어내는 중요한 책입니다. 인간은 오랫동안 스스로를 특별한 존재로 여겨왔지만, 동물과 AI의 능력이 점점 더 밝혀지면서 그러한 믿음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우리는 인간만의 특별한 점이 무엇인지 다시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동물보다 우월하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처럼, AI 또한 인간이 통제해야 할 도구로만 여겨서는 안 됩니다. 인간, 동물, AI가 함께 공존하는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입니다.
장프랑수아 마르미옹은 심리학자 이면서 과학 저널리스트입니다. 2007년 부터 『시앙스 위맨』에서 활동했으며 2011년부터 심리학 잡지 『르세르클 프시』편집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내 주위에는 왜 멍청이가 많을까』, 『바보의 세계』외의 다수의 책을 기획하였고, 출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