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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보다 심각한 문제? (이철희, 노동력 부족, 미래사회)

by goldpine 2025.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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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많은 사람들이 서로서로 점선으로 사방 팔방 연결되어 있는 그림

새로 쓰는 대한민국 인구와 노동의 미래를 주제로 집필한  『일할 사람이 사라진다』는 한국 사회의 노동력 위기를 심도 있게 분석한 책이다. 이 책은 단순한 고용문제가 아니라, 인구 구조의 변화에서 비롯된 본질적인 노동력 부족 문제를 다루며, 향후 한국 사회가 직면하게 될 심각한 미래를 경고한다. 특히 AI나 자동화로 대표되는 기술혁신보다 더 빠르게 우리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것이 바로 ‘일할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라는 저자의 관점은 사회 전반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이철희의 관점: 기술보다 더 위협적인 노동력 부족

이철희 저자는 『일할 사람이 사라진다』에서 노동력 부족 현상을 단순히 고용시장의 변화로 보지 않는다. 그는 이를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로 규정하고, 지금 당장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향후 수십 년간 한국 사회의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저출산과 고령화는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현실이 된 문제이며, 이러한 구조적 인구문제가 노동시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AI와 자동화 기술이 발전하면서 많은 이들이 "사람 대신 기계가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고 우려해 왔다. 그러나 이철희는 정반대의 시각을 제시한다.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서비스업과 돌봄 분야에서는 오히려 사람이 부족해 문제가 되고 있으며, 공장과 건설 현장, 농촌 등의 3D 업종에서는 외국인 노동자 없이는 이미 정상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가 아니라, 교육, 복지, 연금, 세금 등 국가 전반의 시스템을 흔드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그는 청년들이 기피하는 직종의 인력공백을 단기적으로 외국인 노동자로 메우는 방식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낸다. 이는 궁극적으로 사회 통합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철희는 기술 발전보다 더 급한 과제는 ‘사람의 수급’이라고 진단하며,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정책적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노동력 부족이 만드는 미래 사회의 풍경

이 책에서 이철희 저자는 노동력 부족이 우리 사회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를 구체적인 사례와 데이터로 풀어낸다. 특히 그는 현재 20~30대 인구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10~20년 내에 대한민국 전역에서 ‘일할 사람이 없어서 일이 멈추는’ 일이 일상화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는 기업의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고, 국가 전체의 경쟁력 약화를 불러올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농업과 제조업 분야가 있다. 젊은 인력이 들어오지 않는 이들 분야는 고령자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는 생산성 저하뿐 아니라 안전 문제까지 초래한다. 또한 돌봄, 간병 등 고령사회에서 필수적인 서비스는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감정적 교감, 실시간 대응력 등이 요구되는 이 분야는 오히려 사람 중심의 노동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철희는 이 같은 변화가 가져올 경제적 충격뿐 아니라 사회문화적 변화도 주목한다. 과거에는 은퇴 후 여생을 보내는 노인이 가족 안에서 자연스럽게 돌봄을 받았지만, 지금은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그 구조가 무너졌다. 돌볼 사람도 없고, 돌봄을 제공할 인력도 부족해지는 이중의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복지 확대가 아닌 ‘사회적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교육, 이민, 세금제도 등 모든 분야에서 총체적인 변화가 필요하며, 지금 바로 논의하고 실행하지 않으면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해법은 있는가: 정책과 사회적 선택의 시점

『일할 사람이 사라진다』는 위기를 경고하는 동시에,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대안도 제시한다. 이철희 저자는 인구 감소와 노동력 부족 문제를 단순히 출산 장려금 확대나 복지 정책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오히려 지금 필요한 것은 사회 전반의 인식 전환과 구조적 리모델링이다.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은 교육제도의 변화다. 그는 현재의 대학 중심, 이론 중심 교육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기술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중등교육에서부터 직업교육을 강화하고, 다양한 경로로 전문 기술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일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단순노동이나 서비스직에 대한 낮은 인식을 개선하지 않으면, 아무리 제도가 좋아져도 사람들은 해당 직종을 기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두 번째로, 이민 정책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하다. 한국은 아직도 이민자에 대한 인식이 보수적이며,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단기적 수단으로만 다루고 있다. 이철희는 적극적인 이민정책을 통해 인구를 보완하고,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다. 이를 위해서는 문화적 수용력, 제도적 안전망, 사회적 교육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일하는 방식’ 자체의 변화도 강조한다. 주 4일 근무제, 재택근무, 유연근무 등 새로운 일자리 모델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노동의 질과 삶의 질을 동시에 향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노동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사회로 가기 위한 필수적인 전환점이다.

『일할 사람이 사라진다』는 단순한 경제 서적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마주한 구조적 위기를 알리는 경고장이다. 이철희는 기술보다 사람의 부족이 더 심각한 문제임을 강조하며, 지금 이 순간부터 정부, 기업, 시민이 함께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변화는 어렵지만, 지금 논의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사회 전반의 총체적 대화와 실천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자 이철희( 시사평론가 출신 정치인 이철희와는 다른 사람이다)는 시카고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동 대학 인구경제학연구소 연구원, 뉴욕주립대(빙엄턴) 경제학과 조교수로 일 했으며, 1998년부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년간 학부와 대학원에서 '인구와 경제' 과목을 강의하며 연구소와 대학에서 활약하는 많은 인구경제 연구자를 양성했다. 케임브리지대. UCLA, 옥스퍼드대 연구교수, 프랑스 국립인구연구소 방문학자,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 프로젝트 책임자, 미국 국가경제연구소(NBER) 연구원 등으로 활동했고,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 일자리위원회, 외국인 정책위원회, 양성평등위원회 등 정부위원회 본위원으로 일했다. 현재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인구클러스터 장을 맡고 있다. 『Early-Life Determinants of Health and Human Capital Formation 』 『한국의 고령노동』 등의 단독 저서와 다수의 공동 저서를 출간했고, 국내외 학술지에 인구, 건강, 노동, 경제사에 관한 약 90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2007년에는 학문적 업적이 탁월한 45세 미만 경제학자에게 수여하는 한국경제학회 청람학술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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